아버지, 잘 지내시나요? 아버지 살아생전에는 반말을 써서, 존댓말이 어색할 법도 한데, 참 부르고 싶습니다 아버지.
하늘나라에서 잘 계시는가 싶어요. 꿈에도 나타나주지 않으셔서, 그저 그리운 마음만 내색하지않고 켜켜히 쌓여만 갑니다.
저번 주기 때는 편지를 못 썼어요. 죄송해요 아버지. 약속했지만, 감정이라는 게 주변에서 가만 두지 않으면 홀로 다스리고 표현하기가 뭣해지는 것 같습니다.
참 바쁜 시기에 돌아가셨네요.
아버지 저는 지금 방콕에 있어요. 제가 무엇을 하던지, 어디에 있던지 하늘에서 지켜보고 계신 거 다 알고, 제 마음 속에는 뜨겁게 살아계시기 때문에 저보다 제 마음을 아버지, 어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계시겠죠.
참 어질지 못합니다. 그나마,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조금은 어른이 되었나 싶었지만, 아직은 철부지, 갓난아이처럼 아버지라고 부르고만 싶은게 제 역량인가봅니다.
아버지 많이 보고 싶습니다. 해외에서 아버지가 그렇게 기뻐하셨던 직업을 이어가, 위드 코로나라고 하는 시대가 다가와, 다시금 관광업에서 힘쓰고 있어요.
예전보다 많은 환경이나 조건은 열악해졌지만, 돈벌이는 예전과는 다르게 늘었네요. 이 직업도 경력이라는 게 쌓이다보니까, 결과는 좋아졌습니다.
다만,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다시피, 관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고, 재밌게 직업적인 소명과 자부심을 가지고 일을 했지만, 지금은 이직의 필요성과 서비스산업 및 가이드라고 하는 직업과 지역에 한계에 이르렀습니다. 이번 시즌을 잘 견뎌 많은 돈으로 제 미래를 설계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금 저는 아버지가 참 필요합니다. 아버지가 좋은 머리로 , 제가 머리를 감싸며 생각하고 있는 이 단순하고도 어리석은 질문을 명석하게 풀이해주시던 때가 참 그리워요.
해외에서 힘들때면, 힘들다고, 집에서조차 대면하고 대화 없던 제가 통화로 아버지와 소통할 수 있어서 참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전화를 걸면 받아주시고, 한결같은 근엄한 목소리로 대해주셔서 시간이 흐르는지 모르게 아버지와 대화했던 추억이 새록합니다.
아버지 뻘 되시는 손님들이 오시면 거짓이 아니라, 정말 아버지가 보고 싶고, 가끔 한국에서 아버지와 비슷하게 생기신 분들을 보면 화들짝 놀라곤 하며, 뚫어져라 몇 초간 쳐다보곤 합니다. 다시 살아오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함께 아버지가 화장되는 순간을 상기하고 나면 , 아 아버지는 지금 안 계시지 싶어요.
예전에 고모와 함께 많은 식구와 함께 할아버지와 증조할아버지 그리고 할머니와 증조할머니 제사를 지냈던 순간이 기억납니다.
기억나시지요? 저랑 동생에게는 장손의 아들과 딸이니, 다른 식구랑은 다르게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쓰라시면서 서툰 마음 혼도 내셨던 적이요.
제가 어떤 내용을 적고 발표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버지가 언제 쓰셨는지 모르게 적어놓으셨던 편지 내용은 어설프게 기억이 납니다.
전상서. 저와 동생은 모르는 아버지의 아버지와 어머니께 보내드리는 편지. 얼마나 사뭇치게 그리우셨는지 지금도 절절하게 생각하면 기억이 납니다.
저도 제가 아이를 가진다하면, 아버지의 멋진 모습에 대해서 설명할 것이고, 할아버지에게 쓰는 편지를 쓰라 가르칠 것 같습니다. 같은 마음이셨겠죠?
끝말 중에, 불효자 구준회 라고 하시곤 하셨는데, 제가 지금 같은 마음입니다.
한결같던, 남자로서 가장 사랑한 모습이 아버지가 저를 사랑한 모습이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돌아가시거든 읽어보라시며 글을 남기셨던 아버지의 글, 아직도 조금씩 꺼내보고 있지만, 아들 하나의 행복이라는 대명제의 책의 존재만으로도 제게는 아주 큰 힘이 되지요.
요새 힘든 일이 많이 겹쳐 일어나고, 풀지 못한 숙제가 가득한 가운데, 비자 문제 때문에 방콕에 와 있습니다.
아홉수는 지났지만,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사람과의 일이기 때문에 겉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문제가 생기곤 합니다.
요새는 확실치 못한 상황에 대해서 꾸준한 결정의 순간이 다가오기 때문에, 머리가 한시도 차가워질 수가 없네요.
하루의 시작을 고민으로 시작하고 고민으로 결정짓고 잠들어버리면 그 때가 조금 쉬는 시간이며 목욕할 때 그나마 저만의 시간을 짧게나마 갖게 되는 것 같아요.
이렇게 사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치이고 있습니다. 쉬고 싶네요.
술도 달래주지 못하고, 운동도 힘들고, 외롭고 힘이 많이 듭니다.
아버지 많이 도와주세요. 희망과 긍정을 믿지만 그렇지 못한 결과도 있기 마련이고 잘 풀리는 게 어려운 일이잖아요.
스스로 위안을 많이 삼고 있어요. 마음의 평안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이만 줄일게요 아버지. 글 하나하나가 진정이며 진심으로 전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살아가는 것은 고달픈 것이니까요. 해내야죠. 못할 것도 없지만 응석 한 번 부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사랑해요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