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너무 늦게 편지를 쓰네요.
어쩌다 보니 한달이라는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버렸어요.
그만큼 나는 정신없이 바쁘게 지냈답니다.
어쩌면 다행일까요?
무더위가 한참이더니 지금은 조금이라도 선선한 바람이 몰려오곤 합니다.
우리 가족은 모두 잘 지내고 있어요.
본의 아니게 또 이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려서...
오빠와의 마지막 추억들이 가득한 곳을 정리해야 해서 마음이 편치 만은 않아요.
오빠 물건도 하나도 정리 안하고 그대로 있는데.. 이사를 하게 되면.. 아무래도 물건들은 조금 정리를 해야 하겠죠?
내가 오빠 물건을 정리하면 진짜 오빠가 멀리 떠난걸 인정해야 할꺼 같아서.. 아직 무서워 손도 못댔는데..
아직 오빠 지갑속의 현금들도.. 이제는 못 쓰게된 카드들도... 오빠가 차던 시계도... 그대로 다 있는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벌써부터 막막해지네요.
이제 8월이 됐으니까 오빠한테 인사하러 가야 하는데..
조만간 얼굴보러 또 갈께요.
그때는 최대한 안울고 씩씩하게 웃는모습 보여줄께요.
선선한 바람들 속에 오빠가 있을꺼 같아서 오늘도 한껏 바람을 손에 담아봅니다.
손가락 틈새로 다 빠져 나가는 바람이지만 그래도 그 안에 잠시라도 마주쳤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오늘도 보고싶은 마음을 한껏담아 조용히 기도해봅니다.
그곳에서는 늘 나한테 보여줬던 환한 웃는 얼굴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