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편지


잘 지내고 있나


잘 지내고 있나 모르겠네

나 어떻게 지내는 지는 다 보고있지?

곧 너 생일인데 작년엔 시험 준비한다고 뭐 제대로 하지도 못했던거 같애

올해도 한참 소방학교 훈련 받고 있었을건데

너 주려고 면세점에서 샀던 위스키는 같이 두 번 밖에 못 먹었는데 결국 내가 다 먹겠다


생각해보니 복직 하고 이사 오고 나서 한 번을 못 갔다

근데 안 간걸지도 몰라 그냥 나혼자 살겠다고 그런거야

나혼자 너 보러 가면 모든게 다시 그 때로 돌아갈 것 같아

나 열심히 발버둥 치는거 다 보고있지?

회피하는게 세상에서 제일 싫다고 닳도록 말했는데

회피해야 하는 것도 있더라 덕분에 이런 것도 배워


처음엔 언제쯤 믿길까 싶었는데 지금은 영원히 안 믿어질 것 같아

그냥 내가 싫고 미워서 멀리 떠났다고 생각 하면 될까?

난 늘 부족하고 모자라고 부담만 줬으니깐

차였다면 원망할 사람이라도 있는데 난 미워할 사람도 없잖아

그래서 날 미워할 수밖에


하나도 쉬운게 없다

넌 뭐가 그렇게 다 어렵고 조급했길래 누구한테도 한 마디 없이 간걸까

꿈에서라도 가끔 얼굴 보여줬으면 좋겠다

나 기억력 진짜 안 좋잖아 네 얼굴이랑 목소리 안보고 안들으면 가물가물하려해 웃기지


다음주면 덥겠더라 거긴 늘 선선하겠지

그래도 종종 무너지지만 종종 웃고 그리워하면서 꾸역꾸역 살아

가끔 꿈에서라도 보자 다시 만날 날은 너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