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편지


보고싶네


아빠 나야 막내딸

벌써 아빠가 떠난지도 두 달이 넘어서 벌써 세 달이 다 되어가네

나는 평소와 같이 일상생활을 하다가도 문득문득 아빠 생각이 나그러면 아빠 사진을 보면서 불쌍해하며 보고싶어하고 그러고

있어. 사실 별로 안 슬플 줄 알았는데 가족 중에 내가 제일 많이

슬퍼하는 것 같아 내가 아빠를 제일 많이 닮아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그냥 아빠 생각만 하면 불쌍해서 눈물이 나는 것 같아

어른이던 애기던 사람이라면 다 좋아하던 사람이,

술만 먹으면 전화해서 애교 부리던 사람이,

마지막에 혼자 있다가 떠났다는 게 너무 불쌍하더라

근데 아빠 집을 갈 때마다 아빠는 다시 합치면 안되냐고 묻는데

나는 안된다고 단호하게 거절했지. 그러면 다른 가족들이 너무

힘들다고. 그렇게 말하면 아빠는 내가 못해준 게 뭐냐며, 자기가뭘 하길래 힘들어 하냐고, 아빠는 참 단순한 사람이었어

우리가 원하는 무언가를 사주면 잘해주는 거라 생각했잖아

사실 아빠를 보고 서울에 올 때면 창문 밖으로 아빠가 혼자 불쌍한 표정으로 서서 안 가면 안되냐 할 때마다 난 가는 차에서 몰래 눈물을 닦았어. 그리고 그 원룸 집에서 혼자 티비보면서 밥 먹는 모습고 안쓰러웠는데 어떻게 보면 주변에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고 잘 사는 것 같아 신기했어.

근데 같이 사는 건 도저히 용기가 안 나더라.

아빠랑 같이 사는 동안 나는 점점 커가면서 매일 눈치를 보며

살기 시작했어. 사실 지금까지도 남 눈치 보기 바빠서 인생을

힘들게 살고 있는 것 같아. 방에서 온갖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살다 보니 잠드는 게 어려워졌고 그러면서 난 잘 때마다 유튜브에서 사람들 떠드는 영상을 틀어놓고 잠들었지 물론 지금까지도

그러고 있고. 아빠랑 따로 살기 시작하고 나서도 아빠가 우리

집에 찾아오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에 초인종 소리만 들리면

불안해하고, 나도 참 힘들게 살지?

우리 마지막 본 날 내가 벚꽃 사진을 찍는다며 뒤에서 걸어가는데그때 아빠가 그랬지 ‘쟤는 사진 찍는 거 병이라고’ 그래서 나는

그날엔 그 시간 이후로 안 찍었고. 근데 그게 우리 마지막

만남이었지. 아빠가 그 말만 안 했으면 우리 마지막 사진은

있었을텐데.. 뭐 이미 지나간 일이니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내가사진 찍는 걸 좋아해서 다행인 것 같아 앨범 보니까 아빠 사진이 몇백장은 되더라고 내가 정이 많고, 베풀기를 좋아하고, 애기

좋아하고, 운동 좋아하고, 운동신경 좋고, 유머감각 좋은 건 다

아빠 닮았더라고. 그냥 아빠가 한명 더 있다 생각해도 될 정도로 많이 닮았더라

해맑게 웃던 아빠를 생각하면 그냥 모든 게 그립고 보고싶어

추위 많이 타던 아빠가 거기서는 지금 이 계절을 느끼며

잘 지내길 바라

그래도 아빠랑 살면서 나름 재밌었어 우리 먹여 살린다고 고생

많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