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뭐 하고 있어요? 우리 지켜보고 있어? 아직 49제 전이니 땅에 머물러 있지요? 자유롭게 엄마집, 우리 집, 딸들 집, 작은 아빠집... 두루 둘러보고 있어? 애들 꿈에도 얼굴 좀 비춰봐줘요. 내 꿈에도 오고~ 왜 그래~ 아빠? 왜 꿈에 안 와요? 나는 꿈에서 가끔 떠도는 혼령도 만나고 우리 집 터줏할머니도 만나고 아빠의 엄마, 할머니도 가끔 찾아오시는데 왜 아빠는 안 와? 아빠 나한테 삐졌어요? 그럼 꿈으로 와서 꾸짖어줘~ 마구 꾸짖어줘~ 아빠한테 혼나고 싶어. 아빠가 보고 싶어. 아빠가 호탕하게 웃는 거 보고 싶고 듣고 싶어. 같이 웃고 싶어. 너무너무 보고 싶어. 아빠... 온갖 혼령들 보며 살았는데 정작 보고 싶은 아빠를 못 보내. 이게 무슨 지랄 같은 경우인지... (아빠 욕해서 미안~ 하지만 진짜 어이가 없어...) 나는 내심 기다렸거든... 장례식 때도, 발인 때도, 그 후로도 쭈욱~ 꿈에 아빠가 찾아올꺼라고 믿고 기다렸거든... 그런데 저승이 같은 이상한 몰골의 잡것들이랑 할머니가 찾아오신 거예요. 아빠의 어머니, 우리 할머니요. 할머니는 오셔도 아무 말씀이 없으셔서 무섭기만 해. 애기 때 나를 예뻐해 주셨다지만 나는 기억이 없고.... 꿈에선 항상 쳐다만 보셔서 무서워요. 다른 어떤 혼령보다 무서워. 이번엔 앉아계시지 않고 서계셔서 더 무서웠어요... 어쨌든 아빠 나는 계속 기다리고 있으니 꿈에 찾아와요~ 다리 주물러 줄게~ 마스크팩도 해주고, 반주도 따라주고 아빠가 해달라는 거 다 해줄게...
아빠... 병원에서 힘든 모습도 보고 임종도 보고 염하는 것도 보고 화장해서 뼈가루가 되어 내 두 눈앞에 나타난 아빠를 보았는데도, 유골함에 넣어져 납골당 유리벽 안에 들어간 아빠를 보았으면서도 울어서 퉁퉁 부은 눈과 쇳소리가 나는 목이 되었는데도 아직도 실감이 안 나. 장례식장에서도 수시로 눈물을 흘리면서도 웃으려고 노력했어. 자꾸 주저앉아 울고만 싶어질까 봐... 나는 ... 그랬어요. 더 웃었어. 나는 아빠 딸이니까. 아빠 장례식장을 지켜야지. 그 옛날 아빠의 텐트를 지키던 꼬맹이 선미처럼.
아빠가 이곳에 함께 있고 조문객을 맞이하는 우리들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다 컸구나. 내 새끼들, 공주들~ 이라며 뿌듯해할 거라 생각했어. 우리 참 잘컸고 잘했지? 아빠? 사위들, 손주들도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해. 모두 다 지치고 힘들었으니까. 조금 미흡하고 부족하더라도 이해해 줘. 아빠를 잃은 건 우리도 처음이니까. 많이 이해해줘야 해요. 조문객도 많아서 좋았지요? 아빠? 아빠가 궁금해하던 아저씨들도 오셨으니 얼마나 반가웠어? 짝꿍 아저씨도 오셔서 오래 머물다 가시고~ 뇌출혈로 아프신 아저씨도 오셔서 너무 감사하고 눈물이 났어요. 우리 아빠 얼마나 멋진 사람인지 그분들 보며 알았어. 아빠는 안으로는 나에게나 우리 가족 모두에게 슈퍼맨이었고, 영웅이었고, 한국 최고 미남자였고, 다정하고 멋진 아빠, 남편이었어. 밖으로도 호인이셨지. 정이 깊고 하는 일 깔끔하게 잘하고 의리 넘치는 멋진 사람이었어. 그러니 많은 사람들이 아빠 마지막 길을 봐주러 오신 거 아니겠어요? 아주 아주 멋진 울 아빠♡ 최고!
아요~ 우리 아빠 여기저기 술 한잔하러 다니시느라 장례식 내내 바쁘셨겠어~ 그래선가 향이 어찌나 빨리 타들어 가던지 밤새 향불 지키느라 무척 힘들었네요~ ^^ 장례식장 밥은 또 왜 그리 맛있어? 장례식장 밥이 맛있는 건 처음이었어. 떡은 진짜 최고 꿀맛! 아빠도 드셨으면 좋았을텐데... 생각했어. 떡집 찾아서 사서 납골당에 갖고 갈까해요. 밥먹고 가스만 차고 나오는 건 없어서 배는 아파도 수시로 잘 챙겨 먹고 버틸 수 있었어요. 그것도 감사해요. 아빠♡
아빠... 있잖아... (ㅜ.ㅜ) 여전히 전화하면 엄마가 전화했을 때와 다르게 (^_^):: 딸들에겐 다정하게 "여보세요, 어~" 하면서 반가워하던 아빠의 목소리가 들릴 거 같아... (ㅠ.ㅜ) 휴대폰 속에 저장해 둔 것들... 병원에서 찍어온 아빠의 살아계시던 마지막 모습들을 가슴이 아파서 볼 수가 없어요. 눈물부터 주르르 나오고 심장이 쥐어짜듯 죄면서 답답해... 너무나 야윈 얼굴과 고통을 참아내는 아빠의 표정을 보고 있으면 그때 그 순간보다 더 큰 아픔이 밀려와서 숨을 쉴 수가 없어. 아빠가 떠나던 마지막 순간보다 그 전날 힘들어하던 모습이 더 심장을 죄어와. 이제 정말 떠나실 거 같다는 예감을 했거든...
차 안에서 휘가 토해서 치우는 와중에도 눈물이 뚝뚝 떨어졌어... 곁에 있어도 아빠에게 해줄 수 있는 건 없었지만 그동안 휘 눈치 보느라 휘때문에 불편할게 불 보듯 뻔해서 여행도 못 따라가고 집에도 자주 못 갔어서 아빠를 너무 못 봤었어. 그러다 아픈 아빠를 보게 됐고 아빠가 많이 아프다는 소식을 접했고 그제야 늦게 아빠를 보러 내려갔어. 그렇게 점점 더 쇠약해져가는 아빠를 보며 그렇게 마지막이 되었어. 내가 너무 한심하고 미워. 너무 억울하고 속상해. 병원에서 아파하면서 자꾸 눈물을 흘리던 아빠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었어서 더 그런가 봐. 나는 밤새 곁을 지키지도 못해서 불안함에 집에서도 잠을 이루질 못했었어. 그렇다고 밤새 병원에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어. 그래서 더 속상하고 마음이 아팠어요. 매일밤 명치가, 배가 아파서 이약 저 약을 먹으며 밤새 끙끙 앓다가 지쳐서 아침에 잠드는 날이 늘고 있어. 아빠가 이제 곁에 없는데 배가 고픈 것도 밉고 배가 부른 것도 싫더라고... 밥을 먹으면서도 아빠는 제대로 드시지도 못하다가 병원에선 굶다 가셨는데 나는 꾸역꾸역 밥을 잘도 먹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밥숟가락을 내려놨어요. 입맛이 쓰게 사라지더라고... 그러다 수*이모 말이 생각나며 아빠에게 했던 약속이 떠올랐어요. 아빠 잘 보내드리고 이제 엄마 지켜야 한다는 약속... 그러려면 내가 건강해야 오래오래 엄마 곁에서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도 심적 후유증인지 입이 쓰지만 끼니 거르지 않으려고 하고 있어. 밥먹으면서 자꾸 울어. 나도 모르게 울어. 목이 메어서 켁켁대면서도 먹어. 독감에 기침까지 하면서도 열심히 먹어요.
아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는데 외삼촌이신 거야. 세상에 외삼촌이 다 내게 전화를 주신 거야. 고생했다며 아빠처럼 허망하게 엄마 보내지 않게 잘 모시라고(지키라고) 당부하셨어요. 똑순이 너를 믿는다고... 부산에서 살 때 듣던 똑순이...라고 불러 주셨어요. 아빠가 너무 갑작스럽게 가셔서 충격이 크신 거 같아. 남겨진 엄마가 얼마나 걱정되셨으면 전화를 하셨을까. 또 눈물이 주르르 했어. 이번에 장례식을 치르면서 오랜만에 뵌 어른들이 너무 나이드셔서 내심 놀라고 마음이 아팠어요. 겁이 나기도 했어. 나는 아직 어린데 어른들이 한분 한분 떠나실걸 생각하니 큰 나무아래 핀 들꽃처럼, 나무 없이 버틸 수 있을까... 겁이났어요. 그리고 '저 어른들이 세상을 떠나시면 엄마는 더 외롭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딸들이 건강해야지 생각했어. 건강해야 체력도 있고 체력이 있어야 돈도 벌고 그 돈으로 엄마랑 맛있는 거 먹고 좋은 데 가서 구경도 하고 여행도 하고 조금이라도 생활비를 보태드릴 수가 있으니까.
조산하면서 이상한 약 먹고 근육도 사라지고 전기구이 당해서 기억력도 떨어지고 몸이 저리고 여기저기 아프지만 점점 나아질 거라고 생각해. 휘가 학교에 적응하면 일자리도 알아보고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해 나가려고요. 안될 일은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고, 사람일은 계획대로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다는 것을 이번에 또 한 번 느꼈어요. 아빠랑 여행 갈 계획도 세웠는데 이렇게 아빠는 가고 없잖아. 이제 사람과 시간이 관련된 일은 뒤로 미루지 말고 바로 해야겠어. 계획을 세우면 최대한 빠르게 진행해야겠어. 또다시 늦지 않게...
아빠... 백서방 일이 겨울에 힘들었는데 또 겨울에 일이 엉켜서 힘드네... 이제 대출받을 때도 없는데... 걱정이 산을 이루지만 이 또한 살아있으면 지나갈 바람이라 버텨보려고... 추운 겨울이 지나면 따듯한 봄이 오듯이... 내리막길을 지나면 오르막길이 나올 테니까. 지금은 내려간다 생각하려고해요. 20년 내내 오르락내리락 멀미 날 거 같지만 아직 토하진 않았으니 괜찮아요. ^^
아빠도 우리 걱정 말고 49일 동안 이승에서 가고 싶은 곳 어디든 훨훨 날아 신나게 여행하세요~ 여행 중간중간에 우리 꿈에 들려주면 좋겠어요. 여행담이든 뭐든 귀 쫑긋 세우고 들을게. 하고픈 말들이 많아서 오늘은 그만할게. 휘랑 나랑 그지꼴이라 좀 씻어야겠어요. 요즘 배 아파서 겔겔 대느라 몸의 위생을 놔버렸어. ㅎㅎㅎ
아빠, 납골당 1층 새 집이 향기도 좋고 아늑하고 따듯하니 좋아서 참 다행이에요. 관리비도 부담이 적어서 더 좋아. 그 정도면 알바를 해서라도 아빠를 맘 편히 그곳에 계속~ 모실 수 있을 거 같아서~ ^^ 돈이 좋긴 좋아. 아빠... 돈으로 내 소중한 사람들을 배불리 먹이고 따듯하고 시원하게 씻기고 재우고 기쁘게도 하고 지킬 수가 있으니까. 돈은 참 좋아. 나 오늘도 열심히 잘 살았어요. 내일도 잘 살게. 아무 걱정 말고 아빠는 호탕하게 웃으며 지켜봐요. 얼마나 잘하고 사는지~ 많이 많이 사랑해~ 아빠~
못난 딸이 아빠가 떠나고 나서야 사부곡을 부르듯이 아빠를 불러대네.... 아빠... 미안해. 하지만 고마운게 더 많아~ 그래서 미안하다는 말보다는 고맙다는 말을 더 많이 하고 싶어. 아빠의 딸로 행복했고, 앞으로도 아빠의 딸로 행복할 거야. 엄마랑 남은 가족들이랑 알콩달콩 재밌게 살다가 다시 만나요. 아빠가 하늘로 효도 관광 갔다고 생각할 거야. 하늘은 끝이 없으니 오래오래 즐겁게 여행하며 기다려요. 아빠 딸은 지치지 않아. 열심히 살게. 이제 아프지 않지? 아픔 없는 밤들속에 편안한 잠을 자길 바라~ 나도 잘 잘게요~♥ 우리 매일 온라인 추모관에서 만나~♥ 나도 곧 생화 달러 갈게요~♥ 잘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