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편지


사랑하는 권영숙 어머님께


어머님 천국에서 잘 지내고 계시나요?

어머님이 갑자기 돌아가셨을 때 제일 먼저 든 생각이 아버님 돌아가시고 홀로서기를 위해 새로운 것들을 도전하도록 해드리지 말고,

어머님의 이야기를 조금 더 많이 들어드리고, 담배도 계속 피우라고 하고, 행복학교도 좀더 나중에 다니게 해드리고,

미용실도 계속 운영하게 해드리고, 우리 집에서 계속 주무시게 해드리고, 사후세계에 대한 그리움을 자꾸 표현하시는 어머님께

잔소리도 좀 그만할 걸 하는 후회들로 마음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어머님이 저에게 남겨주고 가신 수많은 치울 거리들에 몸이 힘드니 속상한 마음을 조금씩 내려놓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머님이 홀로서기에 성공하셔서 오래오래 자존감을 갖고 사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게 저의 목표였는데

그 목표가 사라지니 허탈하고 후회가 듭니다.

그래도 어머님께서 마지막 생신날 아귀찜을 먹고 나서 저에게 했던 말씀 ‘그래도 나는 지금 공부하러 다녀서 너무 좋고 행복해!’는 말씀에

짧았지만 어머님도 행복이라는 걸 느끼셨다는 데 위안을 삼아보겠습니다.

 

아이들은 어머님이 머리를 못 깎아주시니 큰 빈자리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어머님! 어머님이 사랑하는 아들 강성연과 손자들은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가족이 내새울 것은 착하고 성실함밖엔 없지만 이 착함과 성실함을 기반으로 세상에 못할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서로 도와가며 힘을 합쳐 잘 살아갈테니 아들 걱정, 손자 걱정, 며느리 걱정은 하지 마시고 아버님과 만나 고마웠다고,

어머님 마음에 있는 얘기도 전하시며 천국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어머님! 저희가 교회에 다닙니다. 교회에 가서 강권진 올해는 꼭 대학 가고, 강민준 대학 가고, 지완이도 공부 좀 열심히 해서

본인들이 뜻하는 꿈을 모두 이룰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기도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특히 강성연씨는 제발 술을 끊어서 망가져 가는 간을 지킬 수 있게 해달라고 열심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제발 저의 기도가 하늘에 빨리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머님은 정말 거짓없이 순수하고, 가족들을 위해 인내하고, 짠돌이 근검절약에, 한평생 미용실을 운영하며 성실한 삶을 사셨고

자식과 손자들에게 큰 본보기가 되셨습니다.

그 모습 기억하며 어머님의 장점을 본받아 저희도 그렇게 살아가겠습니다.

어머님 고맙고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2023.6.26

어머님의 49재를 맞이하여 며느리 임경화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