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편지


그리운 남편D+20


벌써 자정이 넘었네.

오늘 우리 딸 유치원 입학식이었어.

예쁘게 차려입고 씩씩하게 입학식을 치르는 아이를 보는데, 대견함과 동시에 당신 생각이 나서 가슴 한구석이 참 시리더라. 입학식이 끝나고 근처 카페에 들렀어. 거기 고양이 있다고했잖아. 고양이를 유독 좋아하던 당신 생각이 나서, 딸이랑 함께 고양이를 배경으로 사진도 한 장 찍었어. 그 모습을 보는데 갑자기 마음이 울컥하더라. '아, 여기 여보랑 한 번만이라도 같이 올걸.' 이토록 쉬운 걸 왜 우린 한 번도 못 했을까.

요즘은 자꾸 우리가 함께했던 순간보다, 함께하지 못한 시간들만 떠올라. 당신에게 더 잘해주지 못한 것들, 함께하기로 약속했던 수많은 계획들... 그 미완성의 조각들이 자꾸만 가슴을 찔러. 혼자 남겨진 것 같은 외로움에 아직은 마음이 많이 무거워. 하지만 오늘 내가 그 카페에서 고양이를 보고 당신을 가장 먼저 떠올린 것처럼, 앞으로도 내 일상의 모든 예쁜 순간 속에는 늘 당신이 함께 있을 거야. 못해준 것만 생각하며 슬퍼하기엔 우리가 나눈 사랑이 너무나 귀하고 소중하니까. 이제는 조금 더 힘을 내보려고 해. 내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우리 딸을 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

'그래, 내가 우리 아이의 우주니까, 아이에게 만큼은 행복한 추억을 가득 만들어줘야지.'

여보, 거기선 이제 아프지 말고 편히 쉬어. 그리고 우리 딸이 앞으로 어떻게 자라가는지, 그 곁에서 당신이 꼭 다정하게 지켜봐 줘. 많이 보고 싶고, 진심으로 사랑해.